흙빛 새벽에
이 설 윤
어느 날 아침
순간의 실수로 부서진 발목
일상이 무너지고
바람도 빗줄기도
검게 서 있었다
정지 된 시간
한 줌 사그러진 재가 되어
내가 누구인지
가만히 나를 만져 보았다
은혜 아니면
숨 쉴 수 없는
들풀 같은 영혼이
거기 있었다
끝없이 밀려오는 두려움으로
아무것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절망을 뒤흔들며 찾아 온
그 분의 사랑이
와락 가슴에 내려앉았다
캄캄한 하늘에도
여전히 언약의 별을
내걸어 주시는 은혜
영롱히 빛나는 그 약속이
어두움의 무게를
서서히 벗겨가고 있었다
- 새벽 병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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