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
이 설 윤
멀리
한 떨기 고고한 별이신 줄만 알았습니다
눈을 들어 영원을 보라시던 그 말씀이
작은 나에겐 너무 벅차서
오직 쉽다는 이유만으로
소망보다 절망을 택했습니다
나뭇잎처럼 홀로 누워
찢어지고 뒹구는 것이
용기인 줄 알았습니다
저의 위선이 너무 커서
웃음 뒤에 타는 목마름을
감춰두었습니다
현악기의 외로운 고음이
한 줄 금을 긋고 지나간 뒤
잃어버린 첫사랑의 눈물을 찾아
세파에 퍼덕이던 날개를 접고
하늘 향해 고요히 눈을 감을 때
네가 어디 있느냐
찾으시는 세미한 음성
안타까운 사랑이신 줄
그때야 알았습니다
내게 줄로 재어 준 구역이
아름다운 곳에 있음을
피 묻은 옷자락을 잡고서야 알았습니다
노을이 지고 밤이 되어
캄캄한 하늘에도
여전히 약속의 별을
내걸어 주시는 은혜
그 넉넉한 품안에서 숨 쉬고 있음이
나의 참 안식임을 고백합니다
아직도
깨뜨리고 다듬어야 할 거친 돌맹이
휘장 뒤에 감추인 영광 뵈오며
에덴의 품속으로 들어갑니다
오늘도
영원처럼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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