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떨어지던 날
보일 듯 말 듯
바람 흩날리는 오후
흰꽃잎 별이 되어 마당에 내려앉고
봄날이 여기 저기 누워있다
다른 꽃들은 이제 한창 피어나
꽃향기에 취해 춤을 추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한 생을 가만가만 내려놓는 꽃잎
벗꽃잎 흩날리던 날
홀연히 떠나간 그대
그 곳에도 꽃잎은 피고 지는지
사는 일은
잠깐은 호수였고
잠깐은 파도였지
하루가 긴 겨울이었고
하루가 짧은 봄날이었지
그 속에 들어 있던 수많은 기억들이
하나씩 내려와 꽃물을 들여놓고 떠나가고 있다
땅에 누운 한 뼘의 봄날
가슴을 들여다 보는 석양이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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