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월의 꽃샘 추위
무심히 바라 본 뒷뜰
황량한 대지에 홀로
흰 저고리 입고
만세 부르는 소년
작년에 심은
키작은 자두나무
하룻밤 사이
하얀 꽃으로 옷 입었다
이번 주말에 바람 몹시 불고
한파가 몰려 온다 하는데
남편이 중얼거린다
담요 덮어 주어야 갰어요
내가 거든다
직장에서 돌아오는길
마을 어귀가 화사해 보인다
뭉실 뭉실
뭉개 구름 솜사탕 같은
하얀 배꽃나무의 행렬.
겨우내 숨 죽이고 있던
꽃 몽우리들
요이 땅!
봄 바람 신호에
일제히 한꺼번에
터져 나왔나
얇디 앏은 흰 꽃잎들
하룻밤 꽃샘 추위 쯤 이겨 내겠지
서리 찬 눈보라도 견뎌 냈는 걸
창문을 두들기는 꽃샘 바람에
꽁꽁 마음 여미며 밤 잠을 설친다
김 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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