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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고목(枯木)의 역사

강창오2023.06.24 12:12조회 수 102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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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고목(枯木) 역사

The history of a dying tree by ivy

 

이게 언가?”

아늑하기만 했던 반려의 손길들이

덜미를 거머쥐기 시작했을 때
선뜻 끼쳐 소름

천진난만 했던 파란 눈망울들이

메두사의 서슬 시퍼런 눈이 되어

검은 미소 속에 거친 숨결을 토해낸다

 

뿌연 기억속의 지난 날

문득 발가락을 간지르며 선보였던 파란동이 넝쿨 잎 하나

빤히 올려다보는 천진한 부름에 그만 흠뻑 취해버렸다

첫 만남속에 움트는 작은 몸부림이 너무 가여워

선뜻 받쳐주고 보듬어주고 기특하다 했었다

 

허리춤을 움켜 잡았을 때도
꿋꿋하게 오르는 어린 동무 고투에
아낌없는 보루가 되어
온정을 쏟으며 힘내라 마냥 격려해 주었

 

흐르는 세월을 탓하랴

잘 자라는 대견함에 너무 맥을 놓았던가

어느덧 여린 실낱들이 검은 아귀의 밧줄이 되어

한 줌씩 한 줌 씩 내 숨결을 자아내기 시작한다

 

뒤 늦게 온 몸을 흔들어 떨쳐보려지만

겹겹이 쌓아 려진 포승이 더욱 더 조이기만 한다

아차 이젠 늦었구나

때늦은 후회가 머리속에 엉킨

딱딱한 흙을 비집고 솟아 오르는 파란동이가 너무 사랑스러워

그 긴 세월 동안 조건없는 사랑의 담벽이 되어 주었건만

베풀어준 사랑을 음흉한 덫으로 엮어

생명을 요구할 줄이야

시소를 타고 오르내리는 배신의 유희가

마지막 줄기 호흡갉아 마신다

내 육중한 자태와 기력이 까맣게 사그러져 간다

숨박꼭질로 다듬어진 고통마저 식어버리자

순간, 사이에 뜬 노란 공간이 사뭇 평화롭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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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전문 병원/ A fasting specialist clinic The history of a dying tree by i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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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정말 멋지고 깊이 있는 그러면서도 잘 짜여진 하이브리드 시가 나왔네요.

    신춘문예용 입니다. 제목만 조금 바꿔서 생각해 보세요.

  • 강창오글쓴이
    2023.6.26 06:41 댓글추천 0비추천 0

    좋게 평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장님.

    길가를 지나다 한 구석에 서있는 거대한 마른 고목이 담쟁이에 쌓여있는 것을 보고 문득 그 고목이 겪었을 과정을 연상 해 봤습니다

    나무지만 참 안 되 보이더군요.

  • 저도 동감이에요. 지금까지 쓰셨던 선생님의 시 중에 으뜸이신것 같아요. 그동안 공부 많이 하셨군요.

    신춘문예용이라고 하시니 주저마시고 출품하세요. 응원합니다.

  • 이경화님께
    강창오글쓴이
    2023.6.27 09:42 댓글추천 0비추천 0

    감사합니다. 으뜸 시로 봐주셔서...

    공부는 손 논 지가 까마득하네요.

    그 고목을 바라보는 순간 웬지 진지한 기분이 들어서 좀 더 신중하게 글을 모아봤습니다

  • 모두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앞으로 나아간다

    푸르게 그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힘들 때 이 시를 읽고 담쟁이를 좋아했는데

    오늘 선생님의 시를 읽고 아! 하고 탄성이 나오며

    한 쪽 면만 생각했던 작은 시야가 확 열렸습니다

    담쟁이 자체가 소망과 배신 이중적인 기능 요소를 갖고 있는

    Hybrid시인 같습니다

     

    독특한 시적 언어와 깊은 사유가 깔려있는 고품격의 시

    잘 감상 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이설윤님께
    강창오글쓴이
    2023.6.27 09:52 댓글추천 0비추천 0

    "푸르게 그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동시 상대의 승리와 패배 아주 절묘한 대조입니다

    Survival for the fittest! 약육강식

    슬프게도 이런게 우리 삶 뿐만 아니라 자연 속에 깊이 잠재되어 있잖아요.

    긍정적인 평가에 많이 감사합니다

  • 전 질문을 하나 하고 싶어지네요

    사이에 뜬 노란 공간의 의미가 알고 싶어서요

     

    근육질이 단단한 메타세콰이어길에 담쟁이가 붉게 기어올라들며

    가을 단풍이 한창일때를 봤었습니다

    나무들 마다에.

     

    오늘 강샘님 글 읽으며 인간들 사회에서도 난무하는 그런 상황들이

    고스란하게 느껴집니다 . 멋진시 감사합니다

     

    우리 문인회에서 신춘문예 당선 된다면 얼마나 큰 경사일까요! 넘 신날거 같습니다

    우리 모두 두근거릴거 같습니다 강화식 회장님이 인정해 주시니 저희도 기대하면서....!

  • 이난순님께
    강창오글쓴이
    2023.7.2 08:47 댓글추천 0비추천 0

    ㅎ 난순님 - 신춘문예가 뭔지 모르지만 어쨋든 근사한 타이틀이네요.

    네, 인간들 사회에서 난무하는 현상이지만 아주 대표적으로는 무조건적 사회주의 추구가 대표적일 것 같습니다.

    사람은 목숨이 다하면서 순간적으로 과거가 주마등처럼 지나간다고 하네요.

    아울러 평화스럽게 빛의 터널을 보기도 하구요

    그래서 거목의 마지막 순간을 여기다 비유한 겁니다

  • 깊은 思惟의 시 감상하며

    아직 마침표를 찍지 못한 나의 생의 문장 한 줄 가져다 붙입니다

     

    고목이 된 내 삶의 히스토리 처럼 허물어버린 관용의 경계에서

    서서히 고사하는 운명을 받아드리며 살고있습니다

    공적을 숲처럼 쌓아올리며 살아도 直木先伐(직목선벌)처럼 천수를 누리지 못하는 게

    인생이 아닌가요

     

  • 석촌님께
    강창오글쓴이
    2023.7.3 13:51 댓글추천 0비추천 0

    "관용의 경계에서 서서히 고사하는 운명"

    현자들의 아름다운 삶의 마감법이라 보고 싶습니다.

    直木先伐(직목선벌)은 아이러니로 꽉 찬 인생의 대표적인 예 라고 생각합니다.

    By the way, 평소에 그토록 여유있고 삶에 대해 stoic한 노인 친구들도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죽음에 대한 조바심을 나타내더군요.

    저도 예외는 아니겠지만 종교를 떠나서든 아니든 내세가 참으로 신기할 것 같다는 기대감이 더욱 더 커집니다


- 영국 유학
- BBC방송국 Personnel, Journalist Training & Occupational Health Depts.
- The British Library, Oriental and Indian Office Collections
- 재직시 The Poetry Society(London)회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애틀랜타신인문학상 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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