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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전향 by 권순진

김혜경2022.12.31 17:18조회 수 1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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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전향

 

가로등 불빛 가득한 한밤의 거리는

붉은 피 흐르는 어둠의 혈관이다

 

그 거리를 혼자 걸어가는 사람

술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

쓰레기통 뒤지는 고양이

그 옆을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

강물 되어 흐르는 혈관 속 풍경들이

캄캄할수록 환하다

 

한 길도 안 되는 우리들 혈관 속엔

그리움이 소용돌이치는지 서러움이 고여 있는지

낮이나 밤이나 서로 알 수 없는데,

사방을 둘러보아도 검게 출렁이는 어둠 속이

수족관처럼 투명하다

 

강기슭 샛강 같은 수많은 가로등

그런 어둠에게 오늘도 수혈중이다

 

- 시집『그 빛을 찾아간 적 있다』(한국문연, 20

 

 

 

.......................................................................

어제 시노래패 '울림'의 투어콘서트가 대구에서 있었다. 200여 명의 유료 관객 앞에서 20여 곡의 시노래가 불렸다. 그 가운데 전향 시인의 시 '9월, 하고 부르면'과 '빗방울, 그 둥근 꽃' 두 편이 포함되어 새롭게 선보였다. '9월, 하고 부르 면'은 솔직히 다소 늘어진 듯한 곡조로 대중 어필하기는 쉽지않아 보였으나 '빗방울, 그 둥근 꽃'은 시와 리듬이 잘 어우러지고 보컬의 생기발랄함이 더해져 그야말로 시에 날개를 달고 공연장을 날아올랐다. 잘 전파만 된다면 대중의 사랑도 받을만한 노래였다.

 

영남대학교병원에서 오랜기간 간호사를 했고 수간호사를 거쳐 지금은 팀장으로 있는 전향 시인에게 진행자가 물었 다. '간호사와 시인이라 어째 좀 섞이지 않는 느낌이 드는데,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병원에서의 간호사 생활을 통해 시인의 눈으로 좀 다르게 보이는 부분이 있을까요?' 전향 시인은 병원이란 곳에서도 요즘 인문학이 강조되고 있고... 뭐라 뭐라 대꾸했지만 사실 삶의 터전이 병원이라고 해서 시와 무관할 것이란 생각은 말도 안되는 편견이고 진행자 역시 시를 쓰는 사람이라 이를 모를 리 없다.

 

오히려 병원에서 일을 하는 시인이기에 어느 직업군 보다 삶의 대한 성찰이 깊고 생생하고도 사실적인 시를 쓰는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가로등'도 그런 '유리한' 시선과 사유로 빚어진 시라 하겠다. 아닌 게 아니라 도시 야경을 찍은 어떤 사진을 보면 자동차 불빛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붉은 궤적이 마치 ‘붉은 피 흐르는 어둠의 혈 관’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시인의 사유의 폭은 보다 더 확장되어 ‘가로등 불빛 가득한 한밤의 거리’를 그렇게 보았다.

 

촘촘하게 가로등 사이를 당겨놓기도 하고 클로즈업 시켜 취객과 도둑고양이 그리고 상관없다는 듯 ‘그 옆을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까지 포착하여 그 혈관 속 풍경으로 배치하였다. 그 가운데 우리들 각각의 혈맥을 슬며시 들여다본 다. ‘한 길도 안 되는 우리들 혈관 속‘인데도 애매모호하다. '그리움'인지 '서러움'인지 '낮'인지 '밤'인지 몽롱하다. 그에 비해 가로등이 이어주는 혈관은 환하고 투명하다. 사실 환하거나 투명하다는 시어는 시인의 심성과 밀접한 관련 이 있다. '긍정의 힘'이 습관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여의치 않은 표현이다.

 

이시영 시인의 '가로등'은 '어렵게 한 세계를 놓고 떠나는 자의 그림자가 뒤에서 한없이 자유롭다'며 공원을 가로 질 러가는 한 행인을 짧게 조명했다. 세상을 한참 살고 난 다음에는 이런 쿵 소리 무거운 직관의 언어가 가능할까? 물론 누구나 도달할 수 있는 경지는 아니다. 링거처럼 걸려 어떤 어둠도 수혈 가능한 저 가로등처럼, 불특정 다수를 위한 등불처럼, 흰옷의 천사처럼, 그처럼 전향 시인이라면 가능할 것 같다. 총명한 밤 고양이가 가로등 불빛을 받고 훌쩍 담을 넘는다. 권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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