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철학자
석촌
가을은 존재의 실체다
한자리에 좌정해 묵언 수행 중인
원만한 사상으로 가득 찬 실존 철학자 늙은 호박
한 말씀 가르침을 받기 위해 집으로
정중히 모시고 들어왔다
잘 여문 언어들을 쏟아낼 것만 같은데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철학자는 말씀이 없으시다
현란한 언어의 수사학으로 가득 찬
공허하게 늙어가는 나는
대책 없는 가을 철학자 수업 중이다
가을 철학자
석촌
가을은 존재의 실체다
한자리에 좌정해 묵언 수행 중인
원만한 사상으로 가득 찬 실존 철학자 늙은 호박
한 말씀 가르침을 받기 위해 집으로
정중히 모시고 들어왔다
잘 여문 언어들을 쏟아낼 것만 같은데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철학자는 말씀이 없으시다
현란한 언어의 수사학으로 가득 찬
공허하게 늙어가는 나는
대책 없는 가을 철학자 수업 중이다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철학자는 말씀이 없으시다'
신학과 철학의 공통분모가 '침묵' 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나아가서 신학은 철학의 전초(前哨)로써 신의 영역조차 철학에 포용되는 꼴입니다
그래서 석촌님의 심오한 가을 철학을 절감합니다
가을 철학자 호박!! 발상이 대박입니다. 정신이 번쩍드네요. 글감은 널렸는데 쓰지 못하는 답답함 아실런지요.
가을 호박이 정말 멋진 사유를 담고 있는 듯 합니다!
저도 가을이면 잘 익은 호박 하나 둘 쯤은 집안에 두고 오며 가며 쳐다보고 싶어
해마다 욕심을 낸답니다.
거기에 석촌님의 철학이 담겨 있다고 생각을 하면서 대화를 해 볼까요!
뜨거운 여름 한낮에도 묵묵히 수행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보여준 호박을 보고
실존주의 철학자들을 연상하시다니요
사유의 깊이를 따를 수 없는 선생님 앞에서
호박이 감히 입을 못 열고 다문 듯 합니다
젊은 날 학사주점에서 실존주의니 형이상학이니 하며
하이데거나, 까뮈 등등을 동아리 친구들과 논하던 때가 떠올라
오늘 밤은 괜히 잠을 설칠 것 같은 마음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학문이라는 철학
그 철학에 옷을 입히고 의미를 부여하는 석촌 선생님의
글을 보며 철학도 공부하고 싶고 지금 당장
시 한 편 쓰고 싶어 지네요.
강창오 선생님
이경화 선생님
이난순 선생님
이설윤 선생님
강화식 회장님
귀한 답글 감사합니다
순문학방에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노파심에 불쏘씨게 노릇 하느라
변변찮은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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