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의 일기
석촌
푸른 하늘 흰구름 한 점 내려와 백조가 되어 유유히 떠 있는 호숫가 은신처
절망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핏기 없는 열네 살 소녀를 만났다
흑백으로 사그라질 운명이지만 화사하게 단장하고 멋진 남자와 데이트하고 싶은
가슴 부푼 사춘기 소녀는 평화와 희망의 꿈을 채색하고 있었다
그녀는 말을 걸어왔다
내가 숨 쉬는 하늘 아래 어떻게 평화로운 호수와 생지옥이 공존할 수 있을까요
눈물로 점철된 절망의 일기 속으로 빠져들어 가까스로 희망의 출구에서 안도했다
“혼란과 불행, 죽음으로 만들어진 토대 위에 희망을 쌓아 올릴 수 없어 괴롭지만, 평화가 다시
찾아오리라는 그 꿈을 잊지 말아야겠어”
그 꿈이 이뤄지기 한 달 전 그녀는 영혼의 안식처이던 고요한 호숫가를 거닐지 못하고
차가운 그림자를 덮고 잠들었다
전쟁의 참혹함과 절망 넘어 희망을 꿈꾸던 안네 프랑크, 가냘픈 소녀가 녹여낸 감성의
흔적에 마음의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 당신이 지금 꿈꾸고 있는 희망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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