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게 사는 일도 피곤하다
석촌
새벽 도매시장에서 채소 두 박스를 싣고 생계가 어려운 집에 들렀다 이른 아침이라 문 앞에 한 박스를
몰래 내려놓고 오면서 생각해 보니 두 배나 비싸고 건강에 좋다는 유기농은 내가 먹을려고 값싼 것을 두고
와 마음이 켕겨 다시 돌아가 박스를 바꿔놓았다, 양심의 가책이 발동한 것보다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
이 구절이 내 코를 꿰어 끌고 갔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이럴거면 값이 싼 거 두 박스 살 걸
그랬나, 아니야 좋은 걸 두고 오길 참 잘했어, 하지만 착하게 사는 일도 피곤하구나
‘빌립보 2장 3잘’
석촌 일기 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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