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사람은 왜 이리 안타까운지, 만나지 못해 아파하고 만나서 미워하는지,” 애틀랜타 문학 축제에 참석하고 귀국하신 나태주 시인님의 말씀이다.
유명한 시인과 문학 평론가는 어떤 사람일까? 그 분들의 무엇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개인적으로 대화할 시간은 거의 없었지만 며칠 동안 가까이서 살펴보기만 했음에도 답은 짧은 시간에 나왔다
두 분의 공통점은 자신보다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었고 유명함에도 잘난 척이나 거룩한 척도 하지 않았고 자세를 낮추고 남의 눈높이에 맞출 줄도 알았다 유명세를 치르다 보면 자기중심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텐데도 언어 속에도 ‘나를 포함해서’라는 표현을 하셨다. 공감 능력과 소통으로 높낮이가 없는 너와 나의 관계를 보여주셨다
나태주 시인님은 순하고 정직한 시, 타인을 향한 친절한 시를 남을 위해 쓰신다니 부연 설명이 필요 없다. 그래서일까 얼굴도 동심이고 행동과 말도 아주 솔직하고 맑게 보였다. 이런 마음으로 시를 쓴다면 대중의 인기를 얻는 일은 당연하다. 나이 들면 뒤로 물러서야 한다는 말씀을 저에게 들려주셨던 김복희 선생님의 시 낭송 '멀리서 빈다'에서 눈물이 고이더니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를 감상하는 도중에 눈물을 주체하기 어려워 급히 화장실로 가서 흔적을 지우고 나왔는데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라고 부르는 나태주 시인님의 노래에 또 한 번 눈물이 쏟아졌다. 마음의 치유를 받은 감사한 시간이었다
유성호 평론가의 말씀을 듣다 보면 문학 강의가 아니라 철학 강의 혹은 심리학 강의처럼 깊이 빠져든다. 인간이란 대체로 나를 중심에 두고 말과 행동을 하는 속물근성이 있다는 말도 공감한다. 단체 사진을 볼 때도 내가 잘 나왔는지 먼저 살핀다. 남의 불행을 내 일이 아니라고 덤덤히 지나치기도 한다. 사람의 내면까지 문학 강의에 포함해 들려주셨던 그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음은 강의를 들으러 오셨던 많은 사람의 공통된 마음이었다. 아름다운 시를 쓴 시인의 인간성이 실생활에서는 너무도 다른 경우를 자주 본다.
벌써 두 분이 다녀가신 지 한 달이 지났다. 문학회 임원진을 포함하여 회원이 힘을 모아 무사히 문학축제는 마쳤지만 아직도 회원 간의 의견차이로 불협화음은 끝나지 않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그분들 앞에서 했던 행동과 말들은 연극이었단 말인가. 가면을 쓰고 쇼를 한 걸까. 두 분의 명강의를 듣게 해 준 우리 문학회에 감사하는 사람들이 안다면 무어라 할까. 문학의 여운이 시시비비를 따지는 소음에 잠식되는 아픔을 달래고자 녹음된 두 분의 강의를 다시 듣는다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사람은 왜 이리 안타까운지, 만나지 못해 아파하고 만나서 미워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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