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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선생님

이경화2023.07.28 13:28조회 수 108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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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7 중순에 서울 서이초등학교 새내기 선생님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소문으로 듣던 일들이 사실이고 현실임에 놀랍다.  제자에게 존경받고 학부모가 감사드리는 선생님은 선망하는 직업으로 알고 있었다. 평생 일하고  은퇴 후에도 안정된 연금이 보장된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 선생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으면 되는 위험한 직업이 되었을까. 요즘은 법에 손발이 묶여 문제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할 없는 데다가 학부모들의 갑질을 넘어 협박성 민원으로 정신과를 찾고 있다니 고통이 어느 정도일까 상상이 된다.

 

  마치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지난날의 선생님은 학생들을 체벌하고 감히 대들 없는 힘센 존재였다. 운동장과 교실에서 무차별 폭력을 가했던 선생님도 있었다. 아무 저항도 하고 맞고만 있던 친구들이 가여웠다. 그리고 단체로 벌을 세우던 일도 잦았다. 최후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는 무서운 경고도 받았다. 그렇지만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랐다.

 

  반세기도 되어 학생과 교사의 입장이 바뀌었다. 학교라는 교육 현장이  곪아 터진 모양이다. 선생님의 위치가 이렇게 낮아진 것은 우리 인간이 타락한 것인지 학교라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 그저 먹먹할 뿐이다.  요즘도 생활기록부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곳에 선생님은 소신껏 학생에 대해 기록할 있을까?

 

  내가 새내기 선생님 신분으로 일하게 것은 LPGA 골프 지도자 교육을 마치고 시험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골프를 시작했던 시대에는 한국에서는 학교도 없었고 소수의 사람만이 즐기고 있었다. 그래서 가까운 일본에서 학교에 다녔고 미국에서 골프 선생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골프를 잘할 있도록 지도하고 가르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는 이웃집 아줌마 대접부터 존경까지는 아니어도

인정해 주는 사람까지 다양하듯이 골프하기 싫어하는 자녀를 데려와 무리하게 앞에 세우기도 하고 자신의 신분이 나보다 높다고 생각하는지 초보자가 골프를 배우면서 자꾸 직업을 이야기한다. 정신과 의사가 부인의 손을 잡고 오시는데  마치 가족에게 끌려온 환자 같은 아이러니한 일도 있었다.

 

또한 언어의 벽은 골프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어떻게 제대로 표현해서 이해를 시킬지가 문제였다. 사람도 상대하기 어려운데 때로는 단체로 모아놓고 하는 래슨도 있어서 부담이 컸지만 나름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도 했다. 동료 레슨 프로들은 자유로운 시간에 나는 책과 프린트물을 들고 다녀야 했다.

 

 

  어느 아들이 연세  지극한 아버님을 모시고 골프를 배울 있냐고 찾아오셨다. 작은 키에 둥근 뱃살이 허리를 받치고 있었고 몸도 불편하다는 아드님의 조언에 나는 자신이 없었다. 그분이 한참 지나서 오셨다 선생님, 골프 해요. 아주 재밌어요.” 새카맣게 그은 얼굴을 보니 골프에 흠뻑 빠진 같다.  그분은 기쁨을 아름 담고 오셨다.

 

골프는 남들과 어울려 하는 운동이지만 홀로 게임이다. 나를 다스릴 알아야 하고 남에게 매너를 보여야 하고 나를 속이면 된다. 스코어는 자신이 매기기 때문이다. 벌칙도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선생님은  골프를 치는 실력 쌓기와 함께 매너와 에티켓을 가르쳐야 하는데 성인들은 귀담아듣지 않는다. 자녀에게 데모 클럽이 있는데도 항상 상품으로 진열된 물품을 몰래 빼서 쓰다가 팔지도 못하게 만드는 양심 불량의 부모도 보았다. 그런가 하면 자녀가 쓰던 골프채를 제자리에 갖다 놓도록 지도하는 부모를 때는 흐뭇했다.

 

 

  골프 레슨을 하면서 잊을 없는 기억이 있다. 중년의 부부와 고등학생의 아들이 와서 레슨을 받았다. 그들은 일본인이었다. 가족 모두가 깍듯이 선생님이라 부르며 나를 대우해 주었다. 한국인이라고 차별 대우를 하고 무시하던  그들의 선생님이 되고 보니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묘한 기분이었다. 받은 만큼 돌려줄까? 순수한 마음으로 가르칠까? 기쁘지 않은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거듭되는 레슨시간 동안 나의 마음속 앙금은 가라앉고 점점 골프 실력이 좋아지는 그들을 응원하며 같이 좋아하고 즐거워했던 일이다.

 

새내기 선생님이 삶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도록 몰아세운 학부모와 제자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선생님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자신에게 돌려놓고 보면 어떨까. 되돌려 까서 정당방위라 자위하지 말고 되짚어 보며 성찰하는 모습이 절절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요즘도 스승의 날에 노래를 부르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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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지가 묻는다 벗겨 주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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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 君師父 일체라고 가르침을 받던 그 시대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태를 보며 교육이 百年大計라는데 어쩐이런 일이..

     

    요즘 실력 평준화 시대에 취업을 하려면 우선 순위가 인성이라 합니다

    인성교육은 가정에서 그리고 교육제도에서 부터 시작되야 하지요

    학생들 인권이 교권을 짓밟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 석촌님께
    이경화글쓴이
    2023.7.28 21:44 댓글추천 0비추천 0

    인성은 없고 인권만 있는 것 같아요. 학교수업보다 과외수업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 교육 시스템도 문제라고 생각해요. 초등학생이 중고등학생 수준의 과외 수업을 받고 있다고 해요. 장래 목표인 의사가 되기 위해서요. 요즘 인기 직종이라네요.

  • 옛날에는 권위주의 하에 교권을 너무 부려서 탈이었고 지금은 반대로 인권주의 하에 교권이 땅에 떨어져서 탈입니다.

    물론 교사가 자기 목숨을 끊어야만 했던 결과는 슬프지만 이성으로 해석을 하기보단 아직도 깊이 박힌 한국인들의 감성주의를 자제하지 않는 이상 어떤 양상으로도 문제가 또 터집니다. 정책을 하나 세울때도 그때 그때 유행하는 대로 따라서 결정하고 '됐다'하는 식 말이죠.

     

  • 강창오님께
    이경화글쓴이
    2023.7.28 22:00 댓글추천 0비추천 0

    맞아요. 권위는 낮아지고 인권이 강세인 요즘이네요. 우리는 언제나 같은 패턴으로 사나봐요. 일이 터지면 모두가 슬퍼하다가 쉽게 잊어버리고 다시 반복되는 생활을 하죠. 이성은 학문에서만 존재하는지 현실성은 없는것 같아요.

  • 곳곳에 갑질하는 인간들이 너무 많아도,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며 가르치는 경화님의 골프 교육티칭 인기 짱일것 같습니다.

    근데 일본인 가족에 대해 소개할 때 '한국인이라고 차별 대우를 하고 무시하던 그들의 선생님이 되고 보니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묘한 기분이었다' 라고 하신 것이 아쉽습니다. 물론 경화님은 개인적으로 한국인들과 일본인들과의 관계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대부분 한국인들 처럼 일본인들을 만나는 순간 미리 차별 대우라는 선입견 까지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자신이 열등하다는 내적인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과거든 현재든 역사의식을 떠나서 누구든 자신만 떳떳하다면 굳이 이런 선입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그런 선입감을 가지는 자체가 스스로를 창피스럽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들 이해하는 각도가 다르다고 하시면 할 말은 없지만, 큰 민족의 사람들 일수록 타민족을 대할 때 대부분이 다 떳떳해하지 절대로 이런 선입감에 사로 잡혀있지 않습니다.

  • 강창오님께
    이경화글쓴이
    2023.7.28 22:14 댓글추천 0비추천 0

    골프 티칭을 하면서 인기가 있긴 했어요. ㅎㅎㅎ

    선입견은 사람을 잘못 판단하기도 하고 자신의 자존감도 낮아지죠. 저도 반성하고 노력해야죠

    그러나 일본에서 생활하며 겪었던 일들이기에 선입견과는 다르죠. 아마 제가 일본에서 골프선생으로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랐다고 생각해요.

  • 이경화님께

    반면에 일본 생활 한 사람들 가운데 전혀 다를 바를 못느꼈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더 좋다는 사람들도 있구요.

    물론 인간 사회니까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있겠지만, 정정 당당히 맛서면 됩니다

    그런 건 한국 내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국인들이 동남아인들을 상대로 비하하는 태도는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합니다

  • 학교 교육 이전에 집에서의 부모교육이 먼저여야 하는데, 이 부모들 인성이??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쉬운길로만 가려하니, 아이들은 망가지고 기본을 건너 뛰니 , 미래가 정말 걱정이 됩니다

    경화샘은 아주 좋은 직업을 가지셨었군요.

    누군가를 가르친다는것은 참으로 매력적일거 같아요 . 도와 주는게 아니겠습니까?

    그의 성장을 바라보면서.

     

    뒤 돌아보니 저에겐 훌륭한 선생님들 몇분이 계셔 주셔서 학창 시절이 아름답게 남아 있는거 같습니다

    그 이전에 할머니와 부모님들의 밥상머리 교육이 있었기에 누구나와 잘 어울릴 수 있는 사회인이 되었구요

    어느날 저녁밥 먹으면서 제 친구 흉을 보던 제게 할머님의 따끈한 한말씀의 회초리!

    "본인이 없는 자리에서 남의 얘기 하는게 아니다"

    제 입이 무거워진 이유가 되었지요. ㅎㅎ 너무 길어진거 같네요

  • 이난순님께
    이경화글쓴이
    2023.7.28 22:33 댓글추천 0비추천 0

    골프 레슨을 하면서 누군가를 가르치지만 그들을 통해서 제가 배운 것도 많아요. 맞습니다. 도와 줘서 좋아지는 순간을 보는 즐거움은 엄청나죠. 환성도 지르며 손뼉도 쳐주고, 웃는라고 시간 가는줄 몰라요.

    저도 기억하고 있어요. 고맙고 감사한 선생님이 계셨지요. 집에서는 할머님과 부모님이 훌륭한 선생님이셨군요. 좋은 부모가 계셨다는 것도 축복이죠.

  • 경화선생님 정말 멋진 직업을 갖고 계셨네요

    시대를 한발 앞서 가신 분, 멋져요!!!

    그러나 현장에선 여러 어려움도 있었겠지요

    실력 쌓기와 함께 매너와 에티켓을 가르쳐야 하는데

    세상에는 인성이 모자란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보니

    머리만 똑똑해서 인권만 주장하는 세상이 된것 같습니다

  • 이설윤님께
    이경화글쓴이
    2023.7.29 17:40 댓글추천 0비추천 0

    골프를 잘 치고 싶어만 하지 제대로 배우려 하지 않는 것처럼

    요즘은 학교도 성적만 높이려하지 인성교육은 없는듯 해요.

  • 이경화 샘의 글이 수필이 아닌 칼럼으로서는 성공을 했네요. ㅎㅎㅎ

    주제가 하나인 글이지만 이렇게 다양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는 장이 되어서

    글을 쓰는 모두에게는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 강화식님께
    이경화글쓴이
    2023.8.8 20:44 댓글추천 0비추천 0

    에고 숙제는 꼭 하는 착한 학생이 되려고 급히 쓰다보니 그리되었어요. 시간날 때 고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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