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 만나면 아파도 허리 굽히며
발자욱 마다 따라오던 달이
내가 대청 마루에 올라서자
멈칫 놀라 그림자 걷우고
물래처럼 달빛을 감으며
추녀 끝에 외로이 걸려 있다
자정도 아닌 이른 저녁에
인사도 없이 해어지기 못내 아쉬워
밑도 끝도 없는 묵은 이야기들
그래도 다정을 한번더 입하면 새로운 맛
그래 들어 오너라
샛창 열기 바쁘게
달빛 먼저 바람이 머리 불쑥 디민다
불쑥 불쑥 찾아 오는게
오히려 편한 오랜 친구
유성기 처럼 같은 이야기
나눌것은 그것뿐인
가난한 친구
빈손으로 와서 풍요를 남기고 가는
나의 오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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