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떡이며 심장이 뛰는 젊음들은
꿈을 찾아 서울로 가고
핑핑 돌아가는 배운 머리는
큰 회사에 한자리 얻어 떠났다
남아있는 이들
오곤조곤 옛정울 붙들고
스레이트 지붕 띄엄하게 고적한 마을을 지킨다
물지게 지고 고추밭 마늘밭을 축이던 때는 옛날
벨브 꼭지 틀면 가뭄 걱정 없는 넓은 밭은 그대로 지만
쑥대꽃 피 이삭이 새 주인이 되어간다
이맘때쯤
까치밥 겨우 달렸을 감나무 홍시
지금은 주렁 주렁 가지가 무거워도
사다리 무서운 늙은이가 멍석 깔고
바람 불어 오기만 기다린다
옆구리 터진 홍시라도 주으려고...
간혹은 등짝 반짝이며 동내 골목 들어서는 하얀 승용차
혹시 아들 딸 중에 하나 일까
행여 내집에 오는 손님일까
성한 홍시 골르며 마음 준비하는 손이 떨린다
마디 굵은 손가락이 대 바구니에
홍시가 된 세월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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