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 중학에 유학 하는 산골 소년
쌀 서너 바가지 된장 한 봉지 간장 한 병
자취살림 꾸린 봇짐 지고
유학 길 산고개 오르면
숨 차지 않아도 쉬었다 가는 곰바위
오월 어느날
고개 저 멀리 장끼가 울음 울고
철쭉꽃 흐드러지게 피는 오후
햇살에 따스해진 봇짐 안고
곰바위 기대어 꿈꾸는 단잠
꿈속에서 만난 같은반 광철이는
맘에 들지 않는 험한 놈
책상 하나 건너
옆자리 준영이는
부잣집 아들에 예쁜 혜경이를 누이로 둔
부러운 친구
벼르어 오던 김에
곰바위 둘러싸고 만발한 철쭉꽃 꺾어
정성 다한 꽃다발 들고
아름다운 혜경에게 달려 갔지만
본체만체 멀어져간 나의 마돈나
전하지 못한 꿈의 꽃다발
아직도 내 가슴에 남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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