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숨소리 연선 - 강화식
여름 볕에 익은, 결 고운 단풍들이
천연색 옷을 갈아 입고
비와 바람에 장단 맞추다가
떨어져 누웠지만 눈이 부시다.
성큼, 계절을 변화시킨 물소리에 맞춰
운치 있게 소곤거리는 낙엽들이
‘이슬은 간밤에 내려와 사랑한 흔적이다’
지은경 시인의 시처럼
수줍게 파고 드는 은색 상수리들
가을을 담은 황금색 속에 주름 몇 개 보이지만
씨를 가득 품고 유리알처럼 드러낸 고염들
아직도 청년 빛 한 켠을 남겨둔 도토리 한 개
변죽만 울리며 눈치를 본다
사위여 가는 연두 빛을 안고
아른아른 내미는 단풍잎들의 여린 손이
부끄러움을 밀어낸 흥취 속에서
또 속삭인다 빨갛게
20211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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