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속 빛여울 연선 - 강화식
물안개에 갇혔던 아침이
동녘 빛을 받아 여울물에 비추자
계절을 기다리던 단풍 잎들이 가을을 두드리고
튀는 물살 속에 보너스로 얻은 산소는
맑은 에너지가 되어 꽃 씨들을 여물게 한다
가을 까마귀 울음 소리
낙엽 속에 숨어 들기 시작하고
지문 없이 찾아온 불길함을 밀어낸 후
달아 오른 분노를 고스란히 받아 휘청거리다가
내려 놓는 서글픈 울림
빛 바랜 반복의 시간을 견디지 못해
관객 없이 속삭인다
삶의 리듬을 연극배우처럼 살면 고단하지 않을까?
신선한 빛 여울가에 또 다시 검은 울음 찾아와도
중력을 거스른 물살들을 곁에 두고
미련의 미래를 잠그면
낙서는 기억의 저장고에서 휘발해 버리겠지
이제, 커튼처럼 드리워진 인연의 끈을 놓아 버리자
흐르고 나면 그뿐, 다시 정화시켜 주는 여울물
202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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