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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달의 슬픔

강화식2021.09.01 15:59조회 수 35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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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달의 슬픔                                                                  연선 – 강화식

 

 

장맛비가 하루 종일 내린다

해를 감춘 회색 빛이 제멋대로그늘을 만들어 몸을 감싸더니 뼛속 깊숙이 드리운다

날씨가 불러온 오한 때문에 팔 다리가 나무 젓가락이 되고

닳아버린 연골들이 떨림의 무게들을 고스란히 받아 아우성이다

약병을 향해 마음은 이미 방망이질 하지만 몸은 바위 덩어리

몇 번의 몸부림 끝에 낡은 허수아비 닮은 팔로 중심을 잡고

알약을 향해 짧은 길을 오리 걸음으로 재촉한다

스테로이드 몇 알을 위 속으로 밀어 넣고 침대로 돌아와 시간과 흥정을 하는 사이

어린 아이 머리만해진 무릎에 지친 눈동자를 꽂아본다

즈질즈질 내리던 빗소리가 조용하다 잠깐창문으로 눈과 마음을 옮겨본다

비는 그치고 물에 젖은 달이 소나무 사이로 일렁이는 건지 소나무가 달 위를

일렁이는 건지 질서 없이 움직일 때마다 숨을 쉬었다 멈췄다 반복한다

두 개의 나뭇가지가 달 위에 포개져 있다 퉁퉁 불어터진 흐릿한 보름달이

숨으려고 애쓰지만 가려지지 않아 안쓰러운지 먹구름이 다가와 덮어 준다

출렁임이 시작되고 여자이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물기 빠져 작고 빛나는 얼굴을 보여주고 싶어서일 것이다

아직도 비켜서지 않고 머물고 싶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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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이는 그림자(주변머리 없는 꿈) (by 강화식) 삶의 쉼표 (by 강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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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 : 연선(康 娟 仙) 서울출생
1985년 미국 L.A이민. 2017년 죠지아주 애틀랜타로 이주
*2007년 (신춘문예) 미주 중앙일보 중앙신인 문학상 ‘당선’ - 시
*제 3회 해외풀꽃 시인상 (공주, 풀꽃문학관)
*문학세계 신인상 – 수필, *한국 미래문학 신인 작품상 - 시
*재미시인협회, 미주한국문인협회, 고원기념사업회 – 이사, 글마루 동인
*애틀랜타 문학회 (전)부회장
*애틀랜타 연합 장로교회부설 행복대학 문예창작반(글여울) 강사
*글여울 신인문학상 운영위원장
*한국어 교사 12년 역임 - 한국어능력시험TOPIK (남가주 한국학교, 웨스트힐스 한국학교)
*시집 - 텔로미어(꿈 꾸는 시앓이) *공동시집 - 물 건너에도 시인이 있었네.
*미주문학, 외지, 문학세계, 애틀랜타 시문학 – 계간과 년간으로 작품 발표
* 인터넷 신문 : 시인뉴스 포엠 – 계간별 작품 발표
*E-Mail : hwashik219@gmail.com Tel : 818-427-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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