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이는 그림자 연선 – 강화식
어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캄보디아의 어느 시골에 누워 별의 아픔을 본다
오늘, 30kg 모래 주머니를 지고
아프리카 모래 사막을 걷는다
호흡으로 사랑을 처음 주고 빈 공간을 남겨준 님과
공간을 채워 줄줄 알았던 그 님의 아들들을 버리고
껍질만 남은 상처를 다시 걸치며
미래의 도시를 찾는다
땅을 딛지 않아도 걸을 수 있는
통증의 매듭만 안고 떠난 한반도
새로 밟은 아메리카 대륙도 풀지 못했다.
곧추세울 수 없어 늘어가는 퇴행의 모습들
우주를 향해 내 것 다시 내어 놓으라고 목젖을 흔들지만
서성이는 그림자뿐
가위 눌린 소리 끝에 시간이 머물고
눈꼬리에 가는 물이 의식을 깨우자
눈동자 속으로 들어 온다
이른 새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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