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를 보낸 조각들 연선 – 강화식
꾸루룩 꾸구 끼루룩
무거운 울음울 토해내는 비둘기 떼
회색 연미복 밑으로 빨개진 네 발가락이 춥다
페디큐어를 갓 칠해놓은 반짝거리는 삼각형의 까만 발톱
곁을 떠나 재촉 하듯 바쁜 걸음으로 돌지만 또 제자리다
어둠을 씹어 뱉어낸 고무 딱지 위에 찍어놓은 발자국들
사방무늬, 기와집 벽지가 잠시 보인다
미래의 울컥을 모르던 순백의 시절도 비둘기 울음은 같았다.
하얀 눈동자도 아닌 이글거리는 황금 빛 눈 속에
까만 눈동자를 보고
누가 평화라 빨리 이름 지었을까?
한 발짝 두 발짝
뒤뚱거리며 높지도 낮지도 않은 고개 짓으로
자주와 초록색 목 깃털이 자웅를 가린다
빛과 파도 소리가 산타모니카 해변의 품에 파고들 무렵
비둘기 떼의 울음소리 둥지 찾아 떠나고
눈을 맞췄던 시간이 무겁게 잡는다
찬 바람이 스며든 물 먹은 발길을
마른 어깨가 들썩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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