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움을 먹은 삼팔선 연선 - 강 화식
한 매듭
또 한 매듭
철조망이 서리서리 한을 묶어 가로 막았다
혈육의 정
이산의 아픔 덩어리 하나하나를
수류탄 웅덩이에 묻은 지
칠십 해
가고 싶고
보고 싶고
느끼고 싶던
설움의 눈물은 땅을 적시고
시간을 다투는 억울한 가슴들이 끓어 진동한다
한 해 두 해
기다림은 분노되어 건드리며 터져 버릴
시뻘건 많은 눈들과 시퍼런 젊음도 오래 전에 사라졌다
설움에 젖은 삼팔선은 녹슬고 삭았지만
울타리 너머 북쪽의 사람들은 오늘도 요동치 않는다
생의 끝자락에 와 있는 골 패인 얼굴들
얼마 남지 않은
가는 숨을 통일에 매달린 채
백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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