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흔들린 날 연선 - 강화식
태어난 날 혼자 보낸 이는 외로움을 안다
그래서 차창을 마구 두드리는 냉정한 폭우도 반가운 날
갈아탄 검정치마의 "기다린 만큼 더" 노래가 하루 종일 작은 공간을 서성인다
어제 버리고 난 카더가든의 "명동 콜링"을 다시 꺼내 유혹을 하지만
빗물에 씻겨 여지없이 밀어 내고 흘러 내린다
죽어도 억울하지 않아서 한 달 내내 귀를 훈련시킨 노래
평생 못 바꾸는 3 가지 남편, 교회, 헤어 스타일
부셔서라도 바꾸고 싶었지만 끝내 바꾸지 못했는데
유난히 소리만 예민한 소리의 바람둥이일까?
정체성이 흔들릴까봐 음악도 접고 시도 접고 나를 찾으려 몸부림쳤다
음악이 없었다면 벌써 차가운 땅 속에서 박제되어 무한함을 누리고 있겠지
절망의 늪에서 겨우 나와서 우울에 잠근 장치를 달던 날
쏟아지는 비가 빗장을 풀려고 한다
몸부림쳐서 걸어 잠가 버리려 해도 자꾸 풀어진다
할 수 없이 우울과 타협을 해야 한다
우선, 우선멈춤을 달자고 주문 할까?
(제 3회 해외풀꽃시인상 수상작 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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