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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웅이주(Dioecism)의 변신 (12월의 시)

강화식2020.01.17 08:18조회 수 33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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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웅이주(Dioecism)의 변신                                 연선 -- 강화식

 

땅과 이별을 하고 부지런한 다른 손길을 기다린다

소금물로 풋기를 죽여 목욕을 끝낸 처녀같이 보들보들

젓갈, 생새우, 고추가루, 파 생강, 마늘, 찹쌀 풀을 들러리 세워

화려하게 물들인 총각 같은 무 채를 섬섬옥수 넣고 합방한 날

겉절이로 관객들을 대접하고 난 후에 풋풋한 입맛을 뒤로 한 채

유산균이 헤엄치는 숙성의 시간을 기다린다

자웅동주(Monoecism) 가 되어 밥상을 오래 지키다가

청춘이 한숨을 돌리고 신 맛으로 늘어지면

하얀 반죽 입고 기름 두른 뜨거운 구들장에 읹아

고소한 냄새로 바라보는 눈과 입들을 호강 시킨다

계절이 바뀌고도 장수한 묵은지

돼지갈비 넣고 멸치 육수 넣어 푹 끓여

뼈 밑에 진붉은 갈비 살점이 젓가락으로 뜯어질 때쯤 

하얀 쌀밥을 빨갛게 물들여서 큰 입 가득 밀어 넣으면 

김치의 변신에 취한 혀는 뜨거운 것을 빠르게 식혀서 넘긴다

내일의 부은 얼굴 출장 보내고

지금의 행복이 보초 서고 있는 묵은지 김치

 

**자웅이주--암수가 서로 다른 개체, 

**자웅동주--한 식물에서 암수가 같이 있는 개체(2019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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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 : 연선(康 娟 仙) 서울출생
1985년 미국 L.A이민. 2017년 죠지아주 애틀랜타로 이주
*2007년 (신춘문예) 미주 중앙일보 중앙신인 문학상 ‘당선’ - 시
*제 3회 해외풀꽃 시인상 (공주, 풀꽃문학관)
*문학세계 신인상 – 수필, *한국 미래문학 신인 작품상 - 시
*재미시인협회, 미주한국문인협회, 고원기념사업회 – 이사, 글마루 동인
*애틀랜타 문학회 (전)부회장
*애틀랜타 연합 장로교회부설 행복대학 문예창작반(글여울) 강사
*글여울 신인문학상 운영위원장
*한국어 교사 12년 역임 - 한국어능력시험TOPIK (남가주 한국학교, 웨스트힐스 한국학교)
*시집 - 텔로미어(꿈 꾸는 시앓이) *공동시집 - 물 건너에도 시인이 있었네.
*미주문학, 외지, 문학세계, 애틀랜타 시문학 – 계간과 년간으로 작품 발표
* 인터넷 신문 : 시인뉴스 포엠 – 계간별 작품 발표
*E-Mail : hwashik219@gmail.com Tel : 818-427-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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