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의 어느 날 연선 - 강화식
미련이 흐르는 삶의 연속
33년 살았던 캘리포니아를 등지고
새로운 터전을 잡은 애틀랜타의 뷰포드(Buford)
짧게 내리던 빗물이 길어진 도시
싱그러움으로 살쪄 있지만
허허 벌판 속 허수아비는
물색 모르고 기다린다
오지 않는 새를
하얀 밤은 자꾸 쌓여 가고
달이 둥글게 뜬 밝은 밤
건방진 술잔 4개에
두보와 이백을 넣고
달도 청해 빈 잔을 채웠다
애써 고요를 가른 후
남은 잔에 걸죽한 이화주를 채워 들고 중얼거린다
살아 생전 달과 두보와 이백을 많이 좋아 했었는데...
눈 속으로
마주치고 싶은 사람들
무겁게 끌어다 놓았지만
듬성듬성 저며 드는 얼굴들이
밤을 까맣게 적신다
새 이름(연선)을 붙여 시인을 만들어 준 사람
11 년 전 떠난
한 사람이 아득히 머문다
높고 먼 사람
캘리포니아의 기억이
파랗게 물들어 가지만
달 마당은 채워지지 않는다
* 고 고원(월정) 교수님이 높고 먼 곳으로 가신지 11주년(2019년1월20일)을 맞이하여"문학세계"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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