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아리랑
석촌 李寧熙
봄에 연한 순 같던 손자가 이제 막 다섯 살
5월의 싱그러움을 옷 입고 돌아왔다
이 아이가 크면 어떤 세상에 살게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앞으로 20년 후엔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그때까지 내가 살아있을까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재롱둥이 앞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세월의 잔고를 세며
베풀어도 넘칠 사랑의 재고를 탕진할 짧은 세월을
앞당겨 더듬고 있다
같이 놀아주면서 내 마음과 몸이 따로 놀고 있다
아이의 작은 톱니로 삐거덕거리는 낡은 바퀴를 돌리기에
지쳤는지 손주의 낭랑한 목소리가 애처롭다
“할아버지, 힘들면 인제 그만 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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