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고향
석촌
내 고향 5일 장터
李씨, 봉수 아재는 약장수 마수에 넘어가
만병통치약을 사 들고 어물전으로 가고 있었다
아내와 만남의 장소였다
푸른 바다에서 가족들과 생이별하고
낯선 육지로 팔려 온 생선들이
얼음속에 가지런히 누워 핏기없는 아내와
서로 아픔을 달래는 동안
남편은 시장 모퉁이 선술집에서
작부들과 정분을 나누고 있었다
파장이 될 즈음, 어스름한 고개를 넘어 집으로
걸어가는 길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말 없는 아내와 비릿한
간고등어 두 마리, 비틀거리는 길 위로
월촌리 하늘에 환한 등 하나 켜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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