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수업
석촌
밥상머리에서 경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유기농엔 소 말 똥이 으뜸이야,
유기농 채소를 먹으며 일등공신을 찬양하는
무심코 내뱉은 말에 아내는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이제부턴 좀 고상한 축분(畜糞)이라 할게, 미안해
사람이나 가축분뇨나 결국 썩어 흙이 되니
둘이 하나인데, 밥맛 떨어지게 한 밥상머리
대화에는 금물이다
마나님이 식탁에 돌아오기 전 반 즈음 먹다 만
밥상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갔다
두 문명의 충돌이 기껏 우수마발 (牛溲馬勃)이라
밥상머리 수업에 맷집이 커지는 중이다
-석촌의 전원일기 초(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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