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린구유 연선 – 강화식
억울한 모자를 쓴 기록이 멈춰버린 특별한 하루가 차갑게 깊어간다
드라마 속 주인공쯤 머-언 얘기가 내 속에 깊이 들어와 앉아 있던 날 이후부터
시공은 깊어가는데 렘 수면으로 들어가지 못해 아밀로이드를 청소하지 못했다
염증이 반란을 일으킨다 억울함을 씻어낼 수도 지울 수도 없는 모멸감으로 애간장이 빠져나가는 것 같다 아니 녹아 내렸다
조각 잠 속에서도 얼굴이 나타나 시달렸다 혈압이 하늘과 땅을 치고 갑상선과 콜레스톨 수치가 요동치자 알약의 숫자만 늘어갈 뿐
30일이 지나자 몸의 인프라가 응축되면서 흔적이 나이테와 맞물려 면역력에 붉은 신호가 켜졌다
화가 나서 역량을 초과한 피 속의 단백질이 이상 세포 속에서 뿜어내기 시작한다
누구든지 한 번쯤 젖지 않고 가는 삶은 없다고 했으니 아픔을 도려내고 새로운 세포를
이식해 보려고 이곳 저곳을 찾아 과별로 몸을 맡긴다 죽는 것 보다 무서운 것은 진정으로 살아보지 못한 것이라는 빅톨 위고의 말이 떠오른다
그래도 절박해 보이는 나만의 분수 지키기 철학을 연장선상에 올리며 분노를 고체화 시키자 마음이 무섭게 다가온다
버텨내는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누명에 밀려 팽창논리에 걸렸다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
대가는 아직도 엄혹하게…
*데린구유(Derin Kuyu) – 깊은 우물(튀르키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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