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과 더불어 산다
-박경자 선생님
야생화 시인 배형준
초승달 걸린 돌산에
노을빛 받은 솔바람이 은은한 향기로 다가옵니다
고향 석문산*을 잊을 수 없어
석산동*에 터를 잡은 지 오 십여 년,
능소화 기웃거리는 해 질 녘 넘어
분주하던 굴뚝새도 잠이든 고요한 뜰에
그리움이 깨어납니다
험난한 세월을 함께 건너온 솔 숲에서
하지정맥처럼 부푼 꽃망울들이 팡 팡,
열정을 다해 타오르던 이민생활에도
검소하게 시들어가는 삶 위로
어머니가 은하수 분꽃으로 피었습니다
지나온 길보다 분내나는 세월이 짧을지라도
소박하지만 외롭지 않게
분꽃 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석문산 : 전남 강진군 도암면 석문산 기슭에서 화자가 출생하였고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였던 곳.
*석산동 : 미국 조지아주 스톤 마운틴을 화자가 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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