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의 기원
-2025 미주문학 여름호에 발표
배형준
만물을 산란한 바다 궁전이
수십억 년 전으로 되돌아간다
풀랑크톤을 머금지 못한 주춧돌은
눈꽃으로 허물어진 뿔 무덤
산호초 마을이 골다공증으로 허물어지고
생활 쓰레기를 정화하는 바다의 허파가
혈관질환을 앓으며 갯녹음으로 변하는데
배부르지 않는다고 산소를 거부할 수 있을까
한계를 넘은 이산화탄소로
오존 우산이 된 하늘이 숨통을 조여오고
바다의 자궁 속에는
머리와 심장이 없는 해파리 천지
민달팽이로 변한 조개는 어디서 쉴까
꽃게는 껍질이 없는 연체동물로 되돌아 갈지도 몰라
유기질에서 혹등고래까지
먹이사슬이 실타래처럼 꼬여 풀리지 않고
뭍으로 나온 코끼리 상아는
태초의 그리움으로 낮아지는데
파도가 보내는 위험한 주파수는 높아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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