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막인 지구
-2025 미주문학 봄호에 발표
배형준
숲에서 생물의 영혼까지 태우며
물을 먹이고 얼리며 비상등이 깜빡거린다
다람쥐가 울진의 가뭄과 불바다에서 처절하게 몸부림 치고
호주, 나성, 토론토의 폭염과 멈추지 않았던 봉화연기
서유럽의 물폭탄에 자동차가 하늘 위에서 질주하고
사막인 텍사스의 추위에 수도관이 동맥경화로 터졌다
아름다운 푸른 보석의 지구는 루비처럼 달아오르고
뚜껑이 닫힌 가마솥 기후는 변명할 수 없는 수증기 반란
만물의 영장답지 못한 이글거린 욕망은 불타오르고
편리추구는 절제의 산맥 없이 죽음을 부르는 질주
손을 쓸 수 없는 급변점은
대재앙과 멸망으로 가는 암흑의 길
온실속에 갇힌 도시들이
수십억 년 후에 인류세*의 유적으로 남아
어떠한 그림으로 암각이 될까
*인류세 : 대기화학자 파월 크뤼천이 대중화시킨 학설로 홀로세 중에서 인류가 지구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 시점부터
별개의 지칭으로 인류세라 정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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