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은 어디로 갈까
-2024 미주문학 겨울호에 발표
배형준
사라지지 않는 플라스틱은 좀비가 되었고
쉽게 만들어진 편리의 산물은
사막 모래처럼 조각조각 쌓여만 간다
씨앗에서 발아한 나팔꽃은
허공에 풍경 하나 그리고 사위어 가고
고라니는 시간 따라 흐르다 풍장으로 흙이 되는데
만들어 쓰고 버려진 폐기물을 소화시키지 못한 자연
떼까마귀가 지렁이로 착각해 먹은 고무줄을
질긴 밤의 공포로 토해내고
내장보다 많은 미세한 조각을 팥소로 품은 향유고래
해파리로 변한 비닐봉지는 거북의 수의
도구의 산물이 늘어만 가는 불편한 진실
줄여야 하는 조금 불편한 삶 속에서
회피하는 풍요의 쭉정이들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데
느린 행동으로 먹구름을 알지 못한 멍텅구리*
동굴이 더럽다고
새로운 거처를 찾아 미래 우주로 가야만 할까
*멍텅구리 : 바다생선 뚝지의 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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