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없는 괴불나무꽃
-2024 미주문학 가을호에 발표
배형준
북극에 창을 든 모기가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낯익은 극지의 햇살은
빙하에 반사되지 못해 바다로 뛰어들고
고열에 얼음 깨지는 소리가 지축을 흔든다
단풍 물들 때
질서를 흔든 바람의 무늬는 봄
재앙을 향해 가을 산성비에 제비꽃이 깨어난다
구절초 향기는 난기류에 춤추고
계절을 벗어난 꽃눈의 떨림이 낯설지 않다
열매 익어가는 계절에 지구는
폭죽으로 터지는 꽃망울에도 딴청을 부리고
헛짚은 개화의 맥에 수피는 각질로 터지며
벌 나비도 없이 겨울강을 건너야 하는 차가운 이별은
뜨거운 눈물의 상처
꽃과 꿀벌의 입맞춤이 사라지는 여기
순리 대로 살지 못한 꽃잎이
열매 맺지 못한 인연으로 떨어지고
나비가 전하지 못한
고양이붕알나무 꽃의 하소연은 불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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