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 소리 이명처럼 다가오는 밤
피붙이들 안부가 콕콕 찌른다
밤은 더욱 푸르게 짙어지며 날개 돋는다
돌림자 끝에 매달리는 구슬들
어머니의 내력이 숨어 머리에 다른 세계를 이고 산다
연 사흘째 쏟아지는 빗소리에 전화가 걸려온다
어머니 한테 가야 하는데 길을 잃었다고
하늘이 가까이 내려앉는 날이면
집으로 가야 한다고 떼를 쓰던 등굽은 팔십 어머니
열두 식구에 모자란다고 낯선 동네까지 발걸음 재어
곡식 창고 늘리렸던 어미 마음
새벽녘 이슬에 반달을 껴안고 은비녀 잊은 채
사립문 들어서던 날 식구들은 어머니 앞에 등 따슨 새끼들이었다
TV 화면의 먹방시간
당신 세계에선 아이들 간식 챙기는 시간되어
주섬주섬 담아내는 손길이 바빴던 엄니
바구니에 담겨지던 모성이 공간의 세계로 닫혔다
열세평 좁은 아파트에서 복닥거리던 삶
물려받은 다른 세계에 뛰어든다
은밀한 내선을 쫓아서
실종 경보 문자로 떠오르는 스마트폰의 울림소리
사람들의 손끝에서 지워진다
가력(家歷)의 족보를 채우는 막내의 일기가
뜨거운 열기 속에 눌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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