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계산의 사ㅅ적 사다리

이난순2026.04.26 02:19조회 수 110댓글 0

    • 글자 크기

 

 

하얀 몸뚱아리 우물가에서 초록 얼굴 빛내며

어머니의 시려운 손 안타까이 쳐다본다 

 

뒷마당에 묻힌 항아리들

아버지의 땀에 물집 잡힌 채

큰 입 벌리고 조용한데

가을 잠자리들만 부산하다

각 진 천일염에 보슬히 뒹굴어

ㅅ ㅅ한 바람 피해 동굴 속에 포개지면

 

시간을 재는 계절은 어머니의 손등에서 푸르게 뻗어 나가고

노랗게 익어 갈 발효의 값은 식탁에서 치러지지

뜨거운 고구마 베어 물며 살얼음 어석이는 겨울밤의 동치미로

자매들의 수다 길이는 얼마나 되었을까

 

십 리를 다녀왔다  이십 리를 다녀왔다

이야기의 길이는 서로 달라 어둠의 깊이 또한 오차가 난다

 

반짝였던 눈동자 먼 산 등성이에 올려두고

자기의 테는 서른 살에 맞추며

딸에겐 마흔이 넘었냐고 묻는다

 

아버지의 손에 박혔던 굳은살

무덤 위에서 새순으로 돋는 봄이 되면 

요양원에서 딸들의 푸념이 들린다

 

어머니의 동치미는 누가 다 퍼갔을까

 

 

    • 글자 크기
새댁의 구구단 소심한 부엌

댓글 달기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62 유산 2026.08.06 49
161 엉거주 춤2 2026.06.03 95
160 새댁의 구구단2 2026.04.26 135
계산의 사ㅅ적 사다리 2026.04.26 110
158 소심한 부엌6 2026.04.12 1840
157 다뉴세문경을 읽고서1 2026.04.12 167
156 나의 스승 김광오 목사님을 추모하며3 2026.01.03 3852
155 On the way to Charlotte 2025.12.27 2610
154 가벼워진 날개1 2025.11.19 3850
153 묵 가루 같은 여자 2025.10.15 2294
152 돌아가는 중 2025.10.11 2050
151 갈갈 가을가을 2025.10.09 2158
150 어느 일요일 점심 2025.09.21 2198
149 바람이 바람 나다 2025.09.04 2168
148 슬픔, 웃자라다4 2025.06.22 5054
147 디밀어 1mm4 2025.06.04 4880
146 그를 이식하다 2025.05.29 2180
145 황토 발 금 2025.05.06 2113
144 가시 자라다 2025.05.06 2009
143 봄을 먼저 보면 2025.04.05 2245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