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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셈 값

이난순4 시간 전조회 수 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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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몸뚱아리 우물가에서 초록 얼굴 빛내며

어머니의 시려운 손 쳐다본다 안타까이

 

 

뒷마당에 묻힌 항아리들, 아버지의 땀에 물집 잡힌 채

큰 입 벌리고 조용한데

가을 잠자리들만 부산하다

 

 

천일염 보슬한 겉옷 둘러쓰고

ㅅ ㅅ한 바람 피해 동굴 속에 포개지지

 

 

시간을 재는 계절은 어머니의 손등에서 푸르게 뻗어 나가고

노랗게 익어 갈 발효의 값은 식탁에서 치러지지

 

 

뜨거운 고구마 베어 물며 살얼음 어석이는 겨울밤의 동치미로

자매들의 수다 길이는 얼마나 되었을까

십 리를 다녀왔다, 이십 리를 다녀왔다

길이는 제각각 달라 어둠의 깊이 또한 오차가 난다

 

 

아버지의 손에 박혔던 굳은살

무덤 위에서 상수리 나무로 고집스럽게 돋아나고

 

 

딸들은 서로의 길었던 겨울밤을 다르게 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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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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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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