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삐링의 추억
석촌 李寧熙
어머니가 ‘아수삐링’ 하면, 아들은 ‘아스피린’을
반복했다
아들이 어떻게 불리든 어머니에겐 그 아들인데
촌스럽고 야릇한 그 이름이 듣기 거북했다
철 지난 아들은 엄마에서 어머니, 늙어서는
무지막지한 사투리 ‘어무이’라 불렀다
아수삐링보다 약발이 더 센 것처럼
아이에게 만병통치약이던 엄마의 약손도 늙어
아수삐링이 어무이의 약손을 대신했다
해열 진통제 대명사 아수삐링,
어머니의 아픈 관절 마디를 어루만지던 효자
어머니와 함께 사라진 후
늙은 아들은, 어머니의 영혼 같은 아수삐링을
자꾸 불러봐도 아무 대답이 없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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