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耳鳴)
석촌 李寧熙
입추가 디딤돌 계단에 성큼 올라서는
가을 초입부터
내 귓속을 귀뚜라미가 무단 점거했다
아내의 잔소리로부터
현자들의 고명한 말씀까지
평생을 들어도 뚫지 못한
철벽같은 귀 뚫느라 필사적인 귀뚜라미
격음(激音)으로 긁어대고 있어
못 들은 척 해도
막힌 귀 뚫느라 애쓰는 귀뚜리
귀가 넓고 늙은 오동나무 득음(得音)의
경지에 이르렀는지
경전 되어 한 장 두 장 내려 놓으면
귀뚜라미 독경 소리에
닫힌 마음의 귀 활짝 열리려나
이명(耳鳴)
석촌 李寧熙
입추가 디딤돌 계단에 성큼 올라서는
가을 초입부터
내 귓속을 귀뚜라미가 무단 점거했다
아내의 잔소리로부터
현자들의 고명한 말씀까지
평생을 들어도 뚫지 못한
철벽같은 귀 뚫느라 필사적인 귀뚜라미
격음(激音)으로 긁어대고 있어
못 들은 척 해도
막힌 귀 뚫느라 애쓰는 귀뚜리
귀가 넓고 늙은 오동나무 득음(得音)의
경지에 이르렀는지
경전 되어 한 장 두 장 내려 놓으면
귀뚜라미 독경 소리에
닫힌 마음의 귀 활짝 열리려나
| 번호 | 제목 | 날짜 | 조회 수 |
|---|---|---|---|
| 23 | 흔들다리 위의 수행자 | 2021.11.20 | 140 |
| 22 | 불타는 내장산 | 2021.11.12 | 138 |
| 21 | 살아있는 고전 | 2021.11.06 | 146 |
| 20 | 살아있는 경전 | 2021.10.22 | 174 |
| 19 | 틴에이저 | 2021.10.18 | 128 |
| 18 | 빈둥거림의 즐거움 | 2021.10.10 | 163 |
| 17 | 허수아비 노릇 | 2021.10.07 | 166 |
| 16 | 우리말 숲속을 산책하다 | 2021.10.03 | 146 |
| 15 | 열한째 계명 | 2021.09.27 | 301 |
| 14 | 석류 | 2021.09.23 | 150 |
| 13 | 고추장과 족보 | 2021.09.20 | 148 |
| 12 | 유쾌한 협박 | 2021.09.13 | 114 |
| 11 | 아수삐링의 추억 | 2021.09.10 | 147 |
| 10 | 등짝 | 2021.09.08 | 133 |
| 9 | 씁쓸한 안부 한 접시 | 2021.09.03 | 152 |
| 8 | 전원 일기 초(日記抄) | 2021.08.26 | 138 |
| 7 | 오르락내리락 | 2021.08.23 | 132 |
| 6 | 밥숟가락 | 2021.08.23 | 162 |
| 이명(耳鳴) | 2021.08.19 | 164 | |
| 4 | 칸나를 위한 변명 | 2021.08.19 | 244 |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