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한 시 한 편
석촌 李寧熙
그분은 말하자면 좀 삐딱한 분으로 통했다
파격적인 언동으로 인심을 잃기도 했지만
모두가 ‘예’ 할지라도 ‘노’ 할 줄 아는
대쪽같이 곧고 정의로운 분이었다
사람의 눈총과 지탄을 받아도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것 같이 보여도 뒷심이 약한 무력한
가장이기도 했다
백수를 바라보고 돌아가셨을 때
하관 취토(取土) 직전, 관이 약간 우측으로
삐뚤어져 놓인 것을 보고도 속수무책이었던
나는, 서사시 같은 삶을 힘겹게 살다 허물어진
삐딱한 시 한 편을 묻고 돌아온 불효자,
그분의 맏상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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