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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쌓여가는 숲길에서

이설윤2021.09.30 13:30조회 수 34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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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쌓여가는 숲길에서

 

                                                          이   설   윤

 

가을빛이 들기 시작하는 숲을 바라보다

어릴적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다

풀과 나무는 어떻게 구분하지?

겨울이 되어도 살아 있으면 나무

시들고 말라버리면 풀이지

 

계절을 잊은 듯 여전히 파란잎을 흔들고 있는

산초나무를 지나 풀과 나무가 함께 어우러져

자욱하게 익어가는 숲길로 들어서면

콩알 같은 열매들 익어가는 소리

작은 새들 꼬무락거리는 소리

바람이 나뭇잎 쓰다듬는 소리

 

길 옆엔 이름 모를 나무들이 

뜨거운 태양볕에 품고 있던 열매를 터트려

또 하나의 생명을 키워 낼 기다림의 시간을 시작하며

벌써 봄을 꿈꾸고 있다

 

이 가을 풋나기 멜랑코리에 빠져 서성이던 마음을 

푸른이끼가 무성한 나무 밑에 가지런히 놓으며

땅 속 이야기들 사그락 사그락 피워올리는 이끼처럼

내 마음도 붉은 가을빛 시로 살아나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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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저물어 가며 뒷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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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 도미
- 뉴욕 크리스챤 월간지에 창작 활동
- 제3회 애틀랜타문학상 시부문 최우수상 수상
- 현재 동서남북 한국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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