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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워진 날개

이난순2025.11.19 19:15조회 수 7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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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주히 손놀리다 보면  다섯 개의 도시락이 식탁위에 쌓였다.

새벽 시간이 아침이 되고 식구들 일어나 기지개를 켜는 소리에 김치콩나물국은 간이 배었다.

압력밥솥 김이 빠지는 소리는 화장실 다툼을 끝내주는 신호가 된다.

나중엔 도시락 장사에 지쳐 꾀를 내었다. 학교에서 점심과 저녁밥을 사 먹을 수 있다는 외고에 막내를 입학시켰다.

 

 

  막내딸네와 함께 싸우스 캐로라이나에 사는 아들네 가려고 덴버공항에 도착했다. 아침은 라운지에서 뷔페처럼 골라 먹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그게 또 무료란다. 자연히 평소의 가벼웠던 식사보다  과해졌다. 

게이트로 오니 출발시간이 삼십분이 늦춰졌다 하여 느긋이 화장실도 다녀오고 창밖을 바라보는 여유도 갖게 되었다.

비행을 준비하는 항공기의 날개와 꼬리가 파란색으로 날렵해 보인다.몸체는 하얗게 빛을 채우고.

비행기가 어떻게 무거운 승객들과 짐들을 싣고 하늘을 날 수 있을까?

기내의 통로와 의자와 천장 사이의 공간들이 공기주머니 역할을 맡는게 아닐까?

 

  어느덧 탑승시간이 되고 나의 자리는 가족들과 떨어진 외국인들 틈 가운데 였다. 

삼십여분 정도가 지났을 무렵 출발시간이 늦어진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벨트를 매고 묵주를  꺼내어 기도를 하기시작하였다. 그런데 또 안내방  송이 나왔다.

사람들이 술렁거리며 일어서서 짐칸에서 트렁크들을 꺼내며 바깥으로 나가는 사람들도 있다.의아해서 옆에있는  젊은이 한테 물어보니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면서 내려야 한다는 얘기였다.

어리둥절한  나는 우리 식구들쪽을 쳐다보았다. 딸이 바라보면서 엄마 우린 짐도 많고 하니 그냥 계세요

하여 내 좌우로 앉은 사람들 모두 내렸지만 그냥 앉아 있었다.

한참이 지난 후 또 방송이 나온다. 마침내 몇몇 팀과 우리도 짐을 꺼내어 비행기 바깥으로 나와 게이트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다시 탑승을 하고 미안하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이륙을 시작한다.

비행 전에 문제점이 발견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이었나.

 

 승무원이 카트를 밀고 오며 주문을 받는다. 난 좀 과한 아침을 먹어 사이다를 시켰다. 얼음 두 조각 띄어서 건네준 시원한 맛은 거북하였던 마음과 위를 편안케 해주는 톡톡이 였다.

그런데 아뿔싸 승무원의 다음 말이 나를 당황케했다.음료수 값을 크레딧 카드로 만 결제 해야 한단다.  음료와 간식은 무료인 것으로 안 나에게

옆에 앉은 젊은이가 국내선 에선  아니라고  귀띰 해 주었다 .크레딧 카드 대신에 현금으로 지불 하겠노라고 할 말을 속으로 생각해 보앗다.

 

 

  드디어 샤롯 공항에 도착하였다.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승무원에게 음료수값을 지불하려 다가가는데 어떤 젊은이가 대신   내어주겠다고 한다.

고맙다는 표시로 웃고 있는데 승무원도 웃으면서 손사래를 친다. 아마도 승객들에게 비행기를 오르락내리락 하게하여 미안 하였던 모양이다

앗싸,공짜가 하나 더 추가되니 눈으로도 웃음이 새어나온다.

 

  공항에서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날은 어두워져 있었다. 차를 렌트하여 밤길을 운전하는  사위에게 맡기고  금새 잠이 들어버렸다.

낯선 길을 사위는 안전하게 아들네 집까지 운전 하여 떠들썩한  해후가 되었다.

이튼날 잠에서 깬 사위가 우리의 이번 여행을 공짜로 하게되었다고 브이를 그리며 주방에 들어선다.

이번 왕복 항공료가 전액 환불 되었다 한다. 두시간 이상이 지연되어서.

아침 식탁은 왁자지껄 환호성으로 가득 차려차려졌다.

 

  날개는 여섯 식구를 태우고서도 여전히 가벼워져 또 다른 꿈을 꾸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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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way to Charlotte 묵 가루 같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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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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