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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일요일 점심

이난순2025.09.21 00:32조회 수 4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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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으로 진하게 여름 가둔 풋고추

도시의 여자 꼬시기 안성맞춤이다

안성에서 배워 온 열감 때문이 아니다

 

 

잎 넓은 주방칼로 잘근잘근 매운 내 다져서

양념장 검은 달임물에 풍덩

 

 

손마디 굵은 촌부 손에서 수집어하던 부춧 단,

노지 촌티로 앵기던 텃밭의 기억 한 줌

매운 내에 보탠다

불이 날 입안 다독이려 식초도, 이크 마늘이 빠질 수 없지

 

 

하얀 접시 하나

발그레 수즙은 명태 알들

하얀 접시 둘

까망 사각 김

 

 

단촐한 식탁에 웃고 있는 두 사람

쓴맛 매운 맛 신 맛에 콩나물 줄기 아삭 씹다가

고향 들판으로 달린다

바람개비도 덩달아 쫒고

 

뱃속에선 명태 치어들 헤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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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키 크는 소리 바람이 바람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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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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