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으로 진하게 여름 가둔 풋고추
도시의 여자 꼬시기 안성맞춤이다
안성에서 배워 온 열감 때문이 아니다
잎 넓은 주방칼로 잘근잘근 매운 내 다져서
양념장 검은 달임물에 풍덩
손마디 굵은 촌부 손에서 수집어하던 부춧 단,
노지 촌티로 앵기던 텃밭의 기억 한 줌
매운 내에 보탠다
불이 날 입안 다독이려 식초도, 이크 마늘이 빠질 수 없지
하얀 접시 하나
발그레 수즙은 명태 알들
하얀 접시 둘
까망 사각 김
단촐한 식탁에 웃고 있는 두 사람
쓴맛 매운 맛 신 맛에 콩나물 줄기 아삭 씹다가
고향 들판으로 달린다
바람개비도 덩달아 쫒고
뱃속에선 명태 치어들 헤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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