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들꽃 연가
이 설 윤
숲이 비에 젖는 날
옷깃을 풀고
살며시 눈을 뜨니
길섶 나무들 뒤척이는 소리
대지를 깨우시는
흙냄새 가득한
당신의 숨결인가요
바위 틈 은밀한 곳에서
기이한 이끌림에
가슴만 뛰던 그 때
홀로 사랑을 키우며
마르지 않는 샘물 하나
간직하게 하심은
다시 오신다는 약속인가요
찬 서리 아픔
바람에 묶어 두고
잠자던 세월에
따뜻한 온기 돌아
생명으로 일어서는 아침
어젯밤 달빛을 모아
어둠을 닦아 내신
당신의 손길인가요
먼 태고부터 꿈꾸던 사랑
이제 막 익어 가는데
시린 햇살 내려앉는
찬란한 봄날에
물기어린 눈망울로
꽃 한 송이 피워 올려
사랑한다 고백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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