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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매

이설윤2019.10.29 14:26조회 수 43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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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   매

 

                       이  설  윤

 

멈칫거리며 껌벅이더니

어느 날

스르륵 문을 열고 들어와

둥지를 틀었다

 

목숨보다 끈질긴 핏줄도

차마 잊을 수 없는 애달픈 사랑도

다 놓아버린 채

하얗게 정적이 흐르는 시간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바람도 굳어버린 어둠에 갇혀

꿈속에서 또 꿈을 꾸며

한 웅큼 공허가 되어

무엇을 바라보는가

 

자욱한 안개만 피어오르는

당신의 나라에서

지난 세월만 만지작거리며

모두를 뒤로한 채

희미한 미로속으로

홀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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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로 가는 나무에게 또 한 계절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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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 도미
- 뉴욕 크리스챤 월간지에 창작 활동
- 제3회 애틀랜타문학상 시부문 최우수상 수상
- 현재 동서남북 한국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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