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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계절을 보내며

이설윤2019.10.10 10:25조회 수 34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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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 계절을 보내며

 

                                       이 설 윤

 

 

불볕 더위 속에서도

넉넉한 웃음을 보내주던 풀꽃들도

뜨거웠던 한 시절을 보내고

제풀에 시들해졌다

 

마을에 슬픔처럼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무더위와 씨름하던 시간들도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고

문득 햇살 고운 한나절이

소리도 없이 내려와 반짝인다

 

이제 막 익어가는 능금처럼

나무들도 바람이 실어다 준

물감들을 모아

빨강 노랑 색칠하고 있는데

가을로 떠난 그대는

어디에서 무엇으로

곱게 물들어 가고 있는가

 

영원 속에 찰라 같은 오늘

어제 보다 조금 더 늙어버린 얼굴로

떠나는 계절에게 손 흔들며

때묻은 시간의 덩이들을 떼어내어

아픔과 함께 싸서 고이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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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매 하얀 망초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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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 도미
- 뉴욕 크리스챤 월간지에 창작 활동
- 제3회 애틀랜타문학상 시부문 최우수상 수상
- 현재 동서남북 한국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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