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이 설 윤
이른 새벽
문을 열면
어둠을 문지르며
피어 오르는 안개
메마른 내 어깨
포근히 감싸주더니
우리의 만남은 너무도 짧아
금새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잠시 후
떨어지는 빗줄기
안개 너였구나
말없이 가만가만
하늘로 올라
바람을 품으니
후두둑
비꽃을 피우며 내려오네
이 아침
빛이 있으라
찾아 오신 말씀에
한 줌 흙덩이
하늘을 품으니
푸르른 바위로
우뚝 솟았다
나 거기 서리라
비가 오면 오는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오직
은혜의 품에 안기어
소리없는 외침으로
목숨 보다 진한
꽃을 피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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