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내내 따라다니던 열기,
참외밭 넝쿨 밟으며 꿈꾸던 달콤함
사촌들 떠나보낸 가슴 한켠에 생겨 났던
빈 방
멀리서 날아온 작은 새끼들
품에 안기며 집 안 가득 채우다
보따리 보따리 싸인채 다물고 돌아서는 모습
웃자라는 맘 푸르런 하다
이슬 털며 고개 쳐드는 콩 넝쿨
순 집어주던 할머니
단단해져야 콩이 많이 열린다던 말씀
왜 뿌리는 쑥쑥 밀어올리기만 했을까
그가 떠나던 날 화장터 굴뚝
옅은 연기
검은 나비 한 마리 헤엄치 듯 날다가 사라졌다
할머니 손엔
한웅큼 콩순 줄기들 쥐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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