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한 황톳길 붉게 발자국 만든다
발가락 사이로 삐져 나오는 미끈거리며 진한 황톳물
덧버선 처럼 내 일부가 된다
몸속의 아우성이
아침 안개를 뚫고 나오듯 열렬한데
푸르른 나팔꽃, 길 가에서 합창으로 답해준다
떠나는 아쉬움
남겨지는 이 애태움으로 한껏 멍먹한데
길 곁에 늘어선 잡초의 꽃들이 위로 하누나
꿈같던 육개월의 시간 한낱 이슬방울 처럼 지나고
그대와 헤어져야 하는 내일이 오면
어제의 그리움 가슴에 황토빛 되어
잠 안오는 밤 벗 되어
찬물에 씻은 발 바닥
붉으딕하게 남은 황토기운 몸속으로 스며들듯
그대의 향기 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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