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그늘
석촌
아무 연고가 없는 지인이 위탁된 양로원을
수소문 끝에 찾아 방문했다
어둡고 칙칙한 창고에
버려진 폐품 같은 노구를 휠체어에 싣고
햇빛 맑은공기 파란하늘 뭉게구름
나무 새소리, 아름다운 세상의 물감으로
낡고 어두운 그림자를 채색하는 동안
언젠가 맞이할 나의 자화상을 밝은 빛으로
정성껏 옷 입히고 있었다
산책길 가장 따뜻한 길목에 잠시 멈추고
빛나는 그늘에 환한 목련 같은
낮 등 하나 달아 어두운 그림자를 지우며
천천히 안으로 그를 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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