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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의 낭만이

이난순2022.08.09 07:55조회 수 21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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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둑 쏟아지는 빗방울 소리

빙그르르 우산 돌리며

빗길을 걸어 친구와 술집을 간다

 

기찻길옆 선술집 들어서니

왁자지껄 젊은이들 활기차게 떠들어 댄다

 

돼지껍데기 2인분에 고기1인분을 주문하니

고기 2인분이 최소의 주문량 이란다

막걸리 주문엔 소주밖에 없으니 어쩔수 없다

내가 오직 싫어하는 소주라니.....

친구의 주문으로 청하가 한병 탁자위에 놓인다

 

무릎 근처에선 연탄불의 화기로 뜨끈하니 겨울 아랫목같다

도톰한 고기 두점과 사각진 껍질이 불판에서 탁 타악 거리며 익어가고 있다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수시로 다니며 고기와 껍데기 뒤집어

노릇 노릇익혀 잘라준다

익을수록 말갛게 투명해지며 오그라드는 콜라겐 사각을 씹어본다

굵은 소금 한 알갱이와 함께

쫄깃한 과자를 씹는듯 입안이 즐거움으로 꽉 찬다

 

술 한잔에,

껍데기 두장을 겹쳐서 입안 불룩이 채워보니

앞에 앉은 친구의 얼굴이 더 예뻐 보이는게 아름다운 저녁이다

 

옆 테이블에선 네 다섯이서 술 마시다가 자리를 모두 비워

의아해하는 내게 친구가 설명해준다

모두 담배 피우러 잠깐 나간거라나

불판에선 돼지 껍데기가 혼자서 타닥 거리고있다

 

새끼줄로 칭칭 감아댄 연탄 통(드럼통) 에선 우리의 마음 만큼이나 후끈거린다

순간 번갯불이 방안을 훑고 지나며 굉음의 벼락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않고 술마시며 떠들고있다

간간이 천둥소리 인듯 아님 전철 지나는 소리인듯 들리지만 우리도

오그라드는 껍데기에 열중해 있었다

불판에서 보글거리는 시골 된장맛에 니끼함은 온데간데 없고 담백함에

꼭 그 친구와 나누는 한 여름밤의 꿈 같다고나 할까

 

집에 오는 지하철에서 만난 이들이 온통 옷이 다 젖어있다

발에서 찌걱이는 물소리, 얼굴엔 피곤함과 약간은 두려워 하는 눈빛들.

웬지 기분좋게 오른 취기와 배부름이 미안해질려하여

친구와 의미심장한 눈빛을 나눈다

 

지하철에서 나오니 빗발은 세차고 길은 물 툼벙이다

 

뉴스에선 여기저기 물 난리로 심각한 수준이어서 남편의 염려가 이해된다

배 부른게 이렇게나 후회스러울수가....

 

반 지하방에서 탈출하지 못한 일가족이 숨졌다는 소식에 빗물을 원망하기 보다

나 자신이 부끄러워 잠을 이룰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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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울음 지하철 에서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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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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