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사계의 윤회

강화식2025.02.25 20:39조회 수 458댓글 2

    • 글자 크기

 

사계의 윤회                             

 

 

 

 

 

빗겨간 곳에 쌓인 눈들이 녹고 발자국만 땅에 붙어 시간을 벌고 있다

때를 찾아 세상의 울음 소리 하늘로 올라가면 무거운 어깨에 햇빛이 활짝 다가오고

새들의 지저귐이 계절을 불러 하늘과 땅을 바꿔 놓는다

멀리 아주 멀리만 있었던 너의 계절은 정직하게 다가오고

우주의 삶을 일으켜 세우며 빠르게 재촉한다

땅의 향이 퍼지며 터를 내주고 뾰족한 몽우리들 몽그럽게 부풀어 올랐다가

연분홍으로 피고 나면 계절의 터널을 초록이 건넨다

열매와 씨로 다가올 해를 기다리는 모습에서 배반을 모르는 거룩한 질서를 배운다

초록이 지루해지면 때맞춰 빨강 노랑으로 짧게 물들다가 또 지치면

우아한 물 증발시키고 마른 몸 땅으로 내려와 발 밑을 맴돈다

호흡 한 번 멈춘 뒤 바람을 타고 사라지면 텅 빈 생각 부여잡고 휑한 곳을 향해 내달린다

흐릿한 순서는 흐트러져 가고 철 지난 등불처럼 깜빡거려 잃는 것들 다시 주워 담지 못하자

남은 줄기(텔로미어) 하늘에 닿을 때를 계수한다

철없는 아이들이 임딱, 틀딱 부르는 소리 신선하다 못해 서글프게 다가오자

시공과 멀어질 날을 기쁘게 슬프게 세어 본다

 

 

 

*임딱 - 임플란트 끼고 딱딱 거린다

 

*틀딱 - 틀니 끼고 딱딱거린다 (젊은 사람이 나이 먹은 사람을 비하하는 은어)

 

2025 글여울 문학 

 

 

 

 

 

 

    • 글자 크기
닿은 길 위 (by 강화식) 가을의 윤곽 (by 강화식)

댓글 달기

댓글 2
  • 강화식글쓴이
    2025.2.25 20:46 댓글추천 0비추천 0

    지금은 꼰대 라는 말도 안쓰고 임딱, 틀딱 이라고 합니다. 정말 헛웃음이 먼저 나오고

    뒤이어 아 휴...소리 듣다 기가 막혀 장르를 파괴하고 싶고

    부호도 찍고 싶지 않은 그래서 괜한 글에 화풀이를 조금 했습니다.

    이 단어 때문에 작품이 나온 것에 위안을 갖어 봅니다.

  • 이미 어떤 목적으로 이 시를 썼는지 알고 있기에 더욱 재밌네요.

    한꺼번에 사계절 요리를 하려니 장바구니가 터질 것 같네요.

    음미하는 저는 배불러 좋지만요. 임딱, 틀딱에 열 받지마세요.

    저희도 인생 선배에게 마구 꼰대를 남발했잖아요 ㅎㅎㅎ

    언어의 윤회도 받아들여야지요.


필명 : 연선(康 娟 仙) 서울출생
1985년 미국 L.A이민. 2017년 죠지아주 애틀랜타로 이주
*2007년 (신춘문예) 미주 중앙일보 중앙신인 문학상 ‘당선’ - 시
*제 3회 해외풀꽃 시인상 (공주, 풀꽃문학관)
*문학세계 신인상 – 수필, *한국 미래문학 신인 작품상 - 시
*재미시인협회, 미주한국문인협회, 고원기념사업회 – 이사, 글마루 동인
*애틀랜타 문학회 (전)부회장
*애틀랜타 연합 장로교회부설 행복대학 문예창작반(글여울) 강사
*글여울 신인문학상 운영위원장
*한국어 교사 12년 역임 - 한국어능력시험TOPIK (남가주 한국학교, 웨스트힐스 한국학교)
*시집 - 텔로미어(꿈 꾸는 시앓이) *공동시집 - 물 건너에도 시인이 있었네.
*미주문학, 외지, 문학세계, 애틀랜타 시문학 – 계간과 년간으로 작품 발표
* 인터넷 신문 : 시인뉴스 포엠 – 계간별 작품 발표
*E-Mail : hwashik219@gmail.com Tel : 818-427-294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8 시니어의 마음 풍경 강화식 2025.08.22 16
117 피플 플리저의 쳇바퀴 강화식 2025.08.09 21
116 내가 만난 고원 21 강화식 2025.07.04 227
115 (내가 만난 고원) 꿈을 완성 시켜준 고원 교수님 탄생 100주년에4 강화식 2025.07.04 209
114 닿은 길 위1 강화식 2025.07.04 198
사계의 윤회2 강화식 2025.02.25 458
112 가을의 윤곽 강화식 2024.09.09 145
111 오늘도 시를 짓는다1 강화식 2024.07.17 438
110 하얀 시간 속 두 얼굴 강화식 2024.04.30 96
109 방향을 잃은 자리4 강화식 2024.04.24 518
108 부서진 조각들1 강화식 2024.04.24 443
107 3월을 윤색하며 강화식 2024.04.24 84
106 차요테의 비밀1 강화식 2024.04.24 429
105 중부일보(경기 인천)가 실어준 "이태원의 절규" 강화식 2024.01.10 120
104 이태원의 절규 (1년 전 오늘)3 강화식 2023.10.27 480
103 10월이 오면4 강화식 2023.10.17 444
102 튀르키를 삼킨 눈물5 강화식 2023.09.23 462
101 아버지와 둘째 딸의 진자리3 강화식 2023.06.18 489
100 계절의 산란4 강화식 2023.06.18 471
99 한 마리 미꾸라지3 강화식 2023.06.18 457
첨부 (0)